북한의 북미 당국간 고위급 회담 제안에 대해 여야가 한 목소리로 남북 대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16일 논평을 내고 "북한은 무산된 남북 당국회담 재개를 위해 먼저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등의 현안은 근본적으로 남북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으며 따라서 남북간 책임 있는 대화가 최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당국회담이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무산된 지 한 주도 지나지 않아 북한이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것은 남북 대화의 진정성이 없었던 것을 입증한다"며 "이번 북미 회담 제의 또한 다른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북미 대화도 필요하지만 남북 대화가 우선이란 입장이다.

민주당은 전날 브리핑을 갖고 "남북 대화, 북미 대화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이어 전병헌 원내대표도 1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과 우리 정부가 남북 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대화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로 국면 전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 원내대표는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선 우리 정부가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고 북한을 끌고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통일부는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북한이 지난달 22∼24일 최룡해 특사 방중을 계기로 전술적 차원의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북 당국회담 무산과 관련해선 "신뢰프로세스 원칙 아래 북한이 책임 있는 자세로 호응할 경우 당국간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을 추진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 확인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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