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협회 사장단 연찬회 "2조 규모 해운보증기금 연내 설립해야"
“해운사들은 유동성 고갈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습니다. 해운보증기금을 연내 반드시 설립해야 합니다.”

이윤재 한국선주협회장(흥아해운 회장·사진)은 지난 14일 충남 천안시 수협연수원에서 열린 선주협회 사장단 연찬회에서 “정부가 연내 2조원 규모의 해운보증기금을 설립한다면 선사들도 최대 2000억원을 부담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선박금융공사, 해양금융공사 등의 설립을 통한 지원보다 해운보증기금을 우선 설립하는 게 지원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해운제도 관련 전문가인 정우영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현재 발의된 전문금융공사 설립 방안은 2조~3조원의 재원을 정부가 직접 조달하는 형태”라며 “해당 기관 설립 이후 직접 대출해주면 추가로 재원을 조달하지 않는 재원이 1~2년 내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해운보증기금이 채권 발행과 선박 발주를 보증해주면 승수효과가 발생해 해운업계에 직접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주협회는 조만간 해운보증기금→선박금융공사→해양금융공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정책 건의를 하기로 했다.

해운업계 CEO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에 △원활한 회사채 및 영구채 발행 지원 △중소형 선사에 최소한의 유동성 공급을 위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지원 등을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P-CB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회사채를 한데 모아 신용을 보강한 뒤 채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천안=김대훈 기자 daepun@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