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이 계열사 이름을 적어 선물한 조타장치 모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이 계열사 이름을 적어 선물한 조타장치 모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우리금융지주 ‘이순우호(號)’가 공식 출범했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14일 취임식을 열고 “기업 가치를 높여 오랜 숙원인 우리금융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줄대기와 관료적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며 “인사청탁자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인사청탁 철저히 배제”

이순우 회장 "줄대기·관료적 문화 혁신하겠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보수적인 공기업 문화가 조직에 토착화돼 경쟁력은 땅에 떨어졌고 시장의 평가는 냉혹해졌다”며 “줄대기가 성행하는 정치적 조직, 비대해진 관료적 조직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경영화두로 △조직 혁신 △경영 효율화 △민영화 달성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조직혁신을 위해선 인사 청탁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인사 청탁은 철저히 배제하고 인사를 청탁한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경영효율화를 위해선 국내 영업을 강화하는 것 외에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5% 수준에 불과한 해외수익 비중을 15%까지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미래와 발전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조직·인력 절반 가까이 축소


우리금융은 이날 기존 지주사 조직과 인력을 절반 가까이 축소하는 개편안을 확정했다. 지주사에 있는 5개 본부를 폐지하고 17개 부서는 9개로 통폐합했다. 170여명(임원 포함)인 지주사 인력도 90명가량으로 줄이기로 했다. 기존 지주사 인력은 계열사로 보낼 예정이다.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부사장직은 5명(1명은 공석)에서 3명으로 줄였다. 우리은행 인사담당인 정화영 부행장과 중소기업담당인 김장학 부행장, 김승규 우리신용정보 대표가 각각 지주사 부사장에 임명됐다. 김승록 전 우리은행 부행장은 준법지원 담당 상무로 임명됐다.

기존 부사장 4명, 전무 1명, 상무 2명, 상무대우 11명 등 지주사 임원 18명 중 16명이 물러났다. 상무대우급 부서장 직제는 폐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일부 조직 개편을 했다. 부행장이 맡았던 자금시장본부는 상무급 조직으로 축소하고 상무가 맡았던 주택금융사업단은 부동산금융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새로 선임된 부행장은 3명이다. 이용권 상무와 유구현 상무, 남기명 상무가 각각 부행장으로 승진해 중소기업고객본부장,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을 맡는다. 정광문 김현수 유점승 정원재 등 4명의 영업본부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권기형 자금시장본부장(부행장)은 기관고객본부장으로, 김병효 경영기획본부장(부행장)은 HR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허종희 기관고객본부장(부행장)은 퇴임했다.

우리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교체 여부는 이달 말까지 결정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전문성과 열정을 가진 분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