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약 두 달만에 1900선 아래로 후퇴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이 불거지면서 외국인들이 닷새 연속 매물을 쏟아낸 탓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13일 오전 11시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29포인트(1.06%) 떨어진 1889.62를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미 출구전략의 향배를 엿볼 수 있는 오는 18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부근까지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양적완화 축소 우려는 지난달 후반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고, FOMC 회의록에서도 양적완화 축소 입장을 밝힌 의원이 나왔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분석팀장은 "현재 미국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 증시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며 "FOMC 회의가 열리는 18일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용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반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3~5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음주 미 FOMC 회의와 미국 파생상품 만기가 예정돼 있어 주 후반께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양적완화 불안과 함께 그리스 공영방송 폐쇄 등 유럽 재정긴축 불협화음 소식이 전해지며 증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추가적인 하락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류 팀장은 "단기 지지선으로는 주봉 200일 이동평균선인 1876이 예상된다"며 "주봉 200일 이평선은 미국 신용등급, 이탈리아 재정위기 등 이벤트 발생 시 지지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백관종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내준 것은 일시적으로 수급이 꼬였기 때문이며 다음주부터는 반등에 나설 것"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은 채권시장 대비 여전히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시경제(매크로) 측면에서도 미국 경기는 연초까지 호전된 후 최근 둔화된 면이 있고, 유럽과 중국은 5~6월을 저점구간을 통과할 전망이기 때문에 더 나빠질 우려가 적다고 평가했다.

한편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 뿐 아니라 일본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질적 이슈는 일본 증시 급락과 아베노믹스의 실패 여부로 판단돼 이달 중순 이후 발표될 일본 수출지표와 정부당국의 대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정인지·정혁현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