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6일부터 45일간 해인사 일원서 개최
4D 영상 통해 1000년前 역사 피부로 체험
이 중 국보 32호인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박제된 문화재가 아니라 과거를 넘어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형으로 흐르고 있는 대표적 유산으로 일컬어진다.
거란의 침입을 막아내기 위해 1011년(고려 현종 2년) 만들기 시작한 초조대장경은 무려 77년에 걸친 대역사 끝에 비로소 완성됐다. 하지만 몽골의 침입으로 1232년 불타 없어지자 4년 후인 1236년(고려 고종 23년)부터 새로운 대장경을 만들기 시작해 15년 만인 1251년(고려 고종 38년) 마무리됐다.
고려 왕조는 존속 기간 472년 가운데 무려 100년 가까운 세월을 대장경을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이렇게 고려의 역사를 관통한 대장경은 그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8만1250장의 경판에 무려 5200여만자가 새겨져 있고, 한자에 익숙한 사람이 하루에 8시간씩 읽어도 30년이 걸리는 분량이다.
4㎝ 두께의 경판을 쌓을 경우 그 높이가 3250m로 백두산보다 500m 이상 높고 무게는 285으로 4 트럭 70여대 분이다. 팔만대장경은 대역사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거대한 기록문화유산이다.
천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내고 있는 빛나는 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의 가치를 현대화하고 대중화해 현재에도 살아 숨쉬게 하는 것이 바로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다.
오는 9월26일부터 11월10일까지 45일간 열리는 ‘2013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합천 해인사와 대장경 테마파크, 그리고 가야산 줄기의 소리길 등 세 곳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미래로 가는 화합, 세계로 가는 만남’이란 주제로 열리는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의 주요 전시 콘텐츠는 대장경 천년관과 고려대장경 역사관, 기록문화관, 세계문화유산관 등 총 6개로 꾸며진다.
대장경 천년관에는 디지털 도서관, 디지털 기록관, 디지털 박물관 등 대장경을 디지털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전시공간을 마련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대장경 목판 진본을 만날 수 있다.
입체영상관은 가로 50.24m, 세로 5.4m의 대형 실버스크린에 4D 영상을 구현해 1000년 전의 역사를 바로 눈앞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고려대장경 역사관은 대장경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스토리텔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대장경을 비롯해 종교의 벽을 뛰어넘는 각 종교의 기록문화유산을 예술로 승화시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세계유산관은 레고로 만들어져 대장경의 현대적 해석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관이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전시뿐만 아니라 각종 체험과 문화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적인 문화행사다.
대장경이란 문화 콘텐츠를 현대적이고 과격한 예술활동을 일컫는 익스트림 아트와 접목시킨 대장경 오딧세이를 비롯해 평일에는 7회, 주말에는 모두 9회의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또 판각 체험과 직접 경판에 먹을 묻혀 종이에 찍어보는 인경 체험 등 대장경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가 열려 가을 나들이에 나선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와 함께 전 국민적인 걷기 열풍, 힐링 열풍을 반영한 소리길 체험도 축전에 참가하면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으로 꼽힌다.
홍류동 계곡에서 대장경 천년관까지 이어지는 6.3㎞의 소리길에는 불교 생활윤리인 팔정도(八正道) 개념을 도입해 새로운 테마 로드를 조성했다.
8개의 테마 로드에 담긴 뜻은 정견(正見·나를 보다), 정사(正思·나를 생각하다), 정어(正語·나를 말하다), 정업(正業·세상을 생각하다), 정명(正命·세상 속의 나를 보다), 정근(正勤·세상 속의 나를 찾다), 정념(正念·새로운 나에게 말하다), 정정(正定·새로운 나를 만나다) 등이며 소리길을 걸으면서 내 안의 나를 만나게 된다.
축전 입장료는 예매를 하면 어른 8000원, 중·고교생 6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단체는 1000~2000원 할인해준다. 현장에서 표를 구입하면 예매보다 2000원 정도 비싸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무료다. 2013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 (055)211-6251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