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수십억 추정재산 드러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사진)이 거액의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것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새롭게 확인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운전기사인 정모씨는 농협 국민은행 등 5개 금융회사, 9개 계좌에 모두 30억3500만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노 전 대통령의 동생 노재우 씨 회사인 경기 용인시 상하동 오로라씨에스(옛 미락냉동)에 대해 국세청이 지난해 초 벌인 세무조사에서 드러났다.

국세청이 당시 회사에 보낸 차명 계좌 추정 자료를 보면 회사 직원 명의로 된 차명 의심 계좌는 모두 15개(7명), 금액은 38억8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정씨의 것이 전체 금액의 78%에 달했다.

정씨의 당시 연봉은 390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의 통장에 있던 거액은 노 전 대통령 측이 묻어둔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 정씨 통장에는 2005년 1월부터 뭉칫돈이 입금돼 2009년 10월까지 차례로 출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와 지난달 이혼이 확정된 전처 신모씨 가족 등 네 명은 공동명의로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의 최고급 콘도인 포레스트 레지던시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콘도의 시세는 20억~30억원 선인 걸로 알려졌다. 신씨의 아버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건네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230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이어서 신씨 또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콘도 구입에 사용됐다면 환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