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프랜차이즈 CEO]투잡으로 시작한 삼겹살집, 연매출 100억…장보환 하남돼지집 대표
입력2013.06.04 09:09
수정2013.11.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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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600만 명 시대를 맞았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2030 젊은 층도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취업난을 겪는 2030 세대들이 구직 대신 창업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성공한 2030 프랜차이즈 대표들로부터 창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출근 괴로워하던 평범한 회사원에서 연 매출 100억 원 프랜차이즈 대표로 최고 맛 내려 백두산 참숯·울릉도 명이나물 등 차별화 노력
장보환 하남돼지집 대표(39·사진)는 스시(초밥) 요리사가 꿈이었다. 일본에 직접 스시를 배우겠다는 생각에 다니던 무역학과를 중퇴했다. 그러나 가지 못했다.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지자 경제적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바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때 처음 일한 곳이 용산 유통 상가였어요. 그 이후 홈쇼핑 상품기획(MD)으로 자리를 옮겼고, 다시 모 인터넷 IT 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했어요. 나이 든 사람의 경험보다 젊은 사람들의 창의력을 더 쳐주는 곳이 IT 업계에요. 13년간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나이는 드는데 진짜 '나의 일'은 없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하루라도 젊을 때 내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죠."
그의 나이 36세. 가정도 있어 쉽게 직장을 포기할 순 없었다. 프리랜서 웹 기획을 하며 조그만 규모의 장사를 해야겠다는 구상을 했다. 퇴직금에 아이 돌 반지까지 팔아 모은 4000만 원으로 경기도 하남 회타운 근처에 조그만 가게를 얻었다. 그가 선택한 아이템은 삼겹살. 다양한 연령층이 선호해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지만 제일 맛있는 브랜드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개인적으로 숯에 불을 크게 낸 뒤 먹었던 삼겹살 맛을 잊을 수 없어서 가장 화력이 센 숯이 뭘까 생각했어요. 숯 공급업자를 쫓아다닌 끝에 백두산 참숯을 독점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꽃등심에나 싸 먹던 값비싼 울릉도 명이나물도 기본 반찬으로 구성했어요. 딱딱하게 얼어붙은 냉동삼겹이 아닌 질 좋은 국내산 돼지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려고 했기 때문에 반찬도 대충할 수 없었습니다."
첫날 매출 70만 원, 둘째 날 100만 원, 셋째 날 130만 원 등 금세 입소문을 타고 고객들이 밀려들었다. 장 대표는 어제 온 고객이 오늘도 오고, 그 다음 날도 또 오는 모습을 본 후 성공을 확신했다. 너무 바쁜 탓에 아르바이트생이 3일 만에 도망갔을 정도.
"평생 직장생활만 하다가 하루에 130만 원 매출을 올리니 깜짝 놀랐죠. 회사를 다닐 땐 출근 전날부터 초조하고 불안했는데, 장사를 시작하고 이게 잘 되니까 빨리 출근해서 고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하는 게 너무 설렜죠."
하남돼지집은 현재 전국 20개 매장에서 100억 원의 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3년이 채 되지 않은 하남돼지집의 성장에 놀라는 눈치지만 장 대표는 무리한 확장은 없다고 선언했다. 영업시간을 오후 6~12시로 제한한 것, 가맹점주 나이를 30~45세로 한정한 것도 양적 성장보단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에 괴로워하던 회사원에서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한 그는 2030 예비 창업인들에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자기 일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패배의식이 자기 안에 자라지 않는다는 것.
"사회생활에 이리 저리 치이다 보면 자기 안에 패배 의식이 생기죠. 패비 의식을 갖고 자기 일을 시작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럴 바에야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진짜 내 일을 찾아서 시작하는 게 낫죠. 하물며 일곱평 짜리 분식집을 해도 남의 것보다 내 것에 투자해 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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