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방치하면 수술 필요한 '회전근개파열'로 악화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야구와 축구 등의 사회체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사회인 야구는 부족한 경기장과 1인당 100만원을 웃도는 고가의 가입비에도 국내에 약 2만5천여개 팀이 있을 정도로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병원을 찾는 부상자들도 그만큼 늘고 있다.

주요 부상부위는 바로 어깨다.

일주일 내내 사회생활을 하다 주말에 몸도 풀지 못한 채 반짝 운동하는 경우가 많고, 배트를 휘두르거나 공을 힘껏 던지는 동작 자체가 어깨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스윙과 볼 던지는 동작이 '어깨충돌' 부상의 주 원인
야구의 스윙과 볼 던지는 동작은 어깨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잦은 부상을 가져오는 부작용도 있다.

전문 프로야구 선수 조차도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부위로 그 사용이 많은 만큼 부상 부위, 증상, 원인에 따라 관련 질환도 50가지가 넘는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스윙이나 볼 던지는 동작 등을 과도하게 하면서 '어깨충돌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어깨 관절에는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볼록한 부분)이라는 부분이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견봉과 상완골(팔의 위쪽 뼈)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견봉과 회전근개(어깨힘줄)가 충돌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야구처럼 어깨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에 마찰이 일어날 수 있고, 잦은 마찰로 인해 어깨 근육에 염증이 생기면 충돌증후군이 발생하기 쉽다.

또 젊을 때나 어깨 관절이 건강할 때는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의 여유가 충분하지만 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지거나 반복적으로 어깨를 사용할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한 통계를 보면 어깨질환을 가진 환자 가운데 약 30%가 어깨충돌증후군으로 고통 받고 있을 정도로 이 질환은 흔한 편이다.

하지만 상당수 환자는 막상 어깨통증이 나타나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간과하기 일쑤다.

◇ 팔을 높이 들때 욱씬거린다면 어깨충돌증후군 의심해봐야
사회인들이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일주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보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전문적인 의료진이나 트레이너 없이 진행하는 야구는 잘못된 자세,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운동 등의 영향으로 어깨 부상을 초래한다.

만약 야구를 하다 어깨 통증이 나타난다면 우선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머리 높이, 또는 머리 위로 들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따라서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 창문을 닦거나 샤워를 할 때 등 사소한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이 뒤따른다.

가끔은 팔을 움직일 때 어깨 속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소리가 나기도 하며 특히 낮보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하다.

어깨충돌증후군은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단계별로 연령층과 증상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1단계는 25세 이하의 활동적인 환자들이 어깨 를 과사용하면서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 경우는 주로 어깨 앞쪽에 통증이 발생하며, 보통 운동 치료 등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2단계는 25세에서 40세까지의 연령층에서 나타나는데 반복되는 통증과 근육이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근육통이 자주 동반되는게 특징이다.

팔을 들 때처럼 특정 자세에서 불편함이 느껴지고, 운동 치료만으로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3단계는 40세 이상에서 회전근개파열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때는 수술을 통해서만 완치가 가능하다.

만약 회전근개파열 등으로 증상이 증상이 심각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어깨힘줄과 충돌되는 견봉 부위를 다듬어주는 견봉성형술을 해야 한다.

또 어깨힘줄이 파열됐다면 이를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관절·척추 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2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깨 통증이 생기면 잠깐의 부상으로 생각해 치료를 미룬다"면서 "하지만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1~2명이 어깨충돌증후군 진단을 받을 만큼 상태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조기 치료를 받지 않고 어깨충돌증후군을 그대로 방치하면 어깨 힘줄에 계속해서 무리가 가면서 결국 힘줄이 파열되는 회전근개파열이 올 수 있다"며 "야구를 하기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과도한 스윙이나 투구 동작은 삼가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