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두달 만에 2000선을 재탈환했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98포인트(0.75%) 오른 2001.20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일 기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가 미 경제지표 호조와 유럽 경기부양 기대 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도 이날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점차 규모를 늘린 외국인 매수세로 지수는 2000선을 넘어섰다. 올 3월29일 이후 처음으로 2000선 위에서 장을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3612억 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하루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355억 원, 2898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비차익 거래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매수세도 지수 우군이 됐다. 비차익거래가 1230억 원, 차익거래의 경우 62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전체 프로그램은 1292억 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건설이 2% 넘게 뛰었다. 의료정밀, 증권, 전기전자, 보험, 금융 은행, 운수장비 등이 1% 이상 올랐다. 반면 통신이 기관 매물 부담에 4%대 급락했다. 5% 넘게 밀린 SK텔레콤을 비롯해 KT와 LG유플러스가 모두 3%대 밀렸다.

시가 총액 상위주들은 대부분 강세였다. 한국전력은 원전 가동 중단 소식에 5%대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개인과 기관 매물 부담에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나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588.54까지 뛰어 연고점을 재차 갈아치웠다.

오후 들어 개인 매물이 가중돼 상승분을 반납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07포인트(0.01%) 내린 585.69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77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47억 원, 152억 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00원(0.53%) 뛴 1132.90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이 코스피지수 2000선 회복을 이끌었다며 단기 목표치로 2030~2050을 제시했다. 앞으로도 외국인 수급 개선이 주가 향배를 좌우할 전망이어서 수급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이유는 엔화 약세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는 판단 때문" 이라며 "5월 들어 유럽이 성장에 무게를 둔 정책을 펴기 시작하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만 의존하던 글로벌 모멘텀이 다양해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팀장은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는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 영향이 컸기 때문" 이라며 "현재 뱅가드 펀드 진도율은 76.6%로 다음달 말 혹은 7월 첫째 주에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 자금 유입 전망 등을 고려하면 순환매 장세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 대형주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