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느닷없이 행추위 여는 까닭은
이순우 회장, 행장 겸임…두 자리 임기 맞추려
그런데 우리은행은 내달 초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열기로 했다. 행추위는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추천한 1명과 회장이 추천한 1명,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2명, 우리은행 사외이사 1명, 외부전문가 2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우리금융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행추위에 들어갈 사외이사 2명을 따로 정하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행추위가 열리는 날짜에 맞춰 우리은행장직을 그만둔다는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같은 날 행추위는 회의를 열고 이 내정자를 우리은행장으로 다시 뽑게 된다.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직을 겸직하기로 했는데 굳이 행추위를 열어 이처럼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이유는 뭘까. 이 내정자의 우리은행장 임기를 내년 3월에서 12월30일로 연장하기 위해서다. 회장 임기는 내년 12월30일로 정해졌지만 우리은행장 임기가 먼저 끝나게 돼 있어 회장과 행장 임기를 맞추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행추위를 열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장 임기는 은행 정관에 따른 것이 아니라 행추위 선임 과정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회장과 은행장 임기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행추위 절차를 거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 내정자의 회장 및 은행장 임기를 임의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놓고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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