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나친 자금쏠림과 투자로 오히려 부실 '좀비기업'이 활개칠 수도 있습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장(CEO)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벤처캐피탈의 한해 시장규모는 1조2000억원인데, 올해 정책자금 등 예상되는 투자여력 금액은 7조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갑작스럽게 1년만에 3~4배로 투자대상이 늘어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역점사업이라면서 무리하게 실적을 내려고 노력한다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투자시장에 추가적인 초대형 투자가 우후죽순으로 이뤄진다면 돈의 힘으로 버티는 부실 좀비 기업이 활개치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미래창조펀드, 성장사다리펀드 등 새정부의 기술금융정책에 대해서는 자원 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중복 지원이 초래될 가능성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 기관과 기관 사이에 상호협조 체제가 부족한 상황인데, 자금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들 간에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김 원장은 "정부의 지원제도를 감안할 때 이를 운영할 투자운용 인력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며 "기존 대출투자 위주의 운영 전략에 익숙한 투자운용사들의 영세성 및 전문성 결여에 대한 해소 없이는 정책자금의 집중지원 효과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참모로 꼽히며, 그가 수장으로 있는 국가미래연구원은 대선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