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포함한 전방위 로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씨(52)가 9일, 14일에 이어 21일 경찰에 3차 소환됐다. 윤씨는 이날 낮 12시50분께 서울 미근동 경찰청 북관 로비에 나타났으나 “성접대 등 로비를 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같은 건물 특수수사과로 올라갔다.

윤씨는 전·현직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 등 각계 유력 인사들에게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사업상 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이 얽힌 여러 건의 고소 사건과 관련, 처벌 수위를 낮춰 달라고 유력 인사들에게 청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원 원주시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성접대를 하면서 이를 몰래 촬영하고, 당시 성접대에 동원한 여성들에게 마약 등을 투약했다는 의혹도 윤씨가 받고 있는 혐의 중 하나다. 경찰은 윤씨가 전직 검찰 수사관을 통해 소개받은 마약 판매상에게서 지난해 마약을 대량 사들인 정황을 포착하고 성접대 혐의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씨가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금융회사에서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를 상당 부분 입증, 대출 과정에서 불법 로비가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대출 관련 혐의는 조사가 많이 진행된 상태이며 관계자들도 계속 조사 중”이라며 “오늘 조사가 끝나면 사법 처리 가능한 부분과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교통정리가 될 테니 늦어도 6월 초쯤에는 사건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윤씨를 한 차례 더 불러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성접대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조만간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