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역대 정부의 관행이었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형식적인 이벤트는 사절하겠다는 뜻인지, 말못할 사정이 있어 못하는 것인지 그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측은 21일 새 정부가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면서 공식 회의 석상에서 기자회견이 거론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는 새 정부 출범 100일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대통령의 국정 성과와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해왔다. 보통 내외신 합동 회견 형식이었고 전국에 TV로 생중계됐다.

청와대가 기자회견을 준비하지 않는 것은 박 대통령이 정치적인 쇼나 이벤트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지각 통과'된 데다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으로 국정이 정상궤도에 오른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 정부 출범 100일이 됐지만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방미성과가 '윤창중 사태'에 묻히는 등 아직은 뚜렷한 국정 성과가 적어 기자회견이 부담스럽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 대통령이 2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성과를 내야 한다. 노력은 했는데 안된다고 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며 국정 성과물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두 취임 100일 즈음에 회견장에 섰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쇠고기 파동' 위기 속에서도 취임 116일이던 2008년 6월19일 특별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4일로 꼭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한경닷컴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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