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인터뷰> 남덕우 전 총리가 2009년 9월 경제개발 과정의 뒷얘기를 담은 회고록 ‘나의 삶 나의 길-경제개발의 길목에서’를 낸 뒤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경 DB
<한경과 인터뷰> 남덕우 전 총리가 2009년 9월 경제개발 과정의 뒷얘기를 담은 회고록 ‘나의 삶 나의 길-경제개발의 길목에서’를 낸 뒤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경 DB
“민주주의의 가치와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미래 세대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18일 지병으로 영면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한국 경제를 위해 남긴 마지막 고언이다. 향년 89세.

남덕우 前 총리 타계…"젊은이여, 시장경제 소중함 잊지 말라"
지난 3월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 원로 초청 오찬은 고인이 참석한 마지막 공식행사였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건너편에 앉은 고인은 경제 부흥을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하면서 자유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69년 45세의 나이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에서 재무부 장관으로 발탁된 고인은 1970년대 압축 고도성장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식 자유시장경제 모델을 토대로 대기업과 중화학공업을 집중 육성하는 경제정책을 추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9일 “고인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우리나라 경제 현대화의 산증인”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한 이유다.

고인이 1978년까지 재무부 장관과 경제부총리로 재임하던 10년간 한국은 연 10%대 성장률과 함께 수출 100억달러, 국민소득 1000달러의 역동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은 “평생 국가 경제와 기업의 앞날을 고민했던 분”이라며 “부실 기업을 정리할 때도 끝까지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장례는 이홍구 전 총리와 한덕수 무역협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22일 영결식을 거행한 뒤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심기/서욱진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