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새 원내사령탑인 새누리당 최경환ㆍ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19일 처음으로 마주앉았다.

두 사람은 대화하고 양보하는 여야 관계를 다짐했으나 첫 회동부터 물러설 수 없는 '절대원칙'이 언급되거나,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실세'라고 칭하는 등 기싸움이 만만치 않았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전 원내대표에 대해 "국정과 당내 여러 직책을 두루 경험한 합리적인 분"이라며 "외교ㆍ안보에는 아주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왔다"고 평했다.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해온 최 원내대표에 대해 "묵직하고 원칙과 소신에 강한 점이 있지만 합리성을 갖고 있는 분"이라며 "국정경험을 했기 때문에 합리성이 넓어졌다는 것을 많이 느낄수 있다"고 말했다.

'강대강'의 조합으로 해석되는게 부담스러운 듯 최 원내대표는 "저도 알고 보면 굉장히 부드러운 남자"라고 했고, 전 원내대표는 날씨에 빗대어 "강대강으로 너무 뜨거워질까봐 살짝 비를 뿌려 식혀주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 관계에 대해 최 원내대표는 상생을, 전 원내대표는 '생산성'을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찰떡궁합'을 부각시키면서 "살아있는 국회, 생산적 국회, 상생의 국회로 잘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야구에서 밀어내기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진다"면서 "국민이 고통받고, 국민이 막혀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속히 처리하는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단과 처방이 나왔고 더구나 정치적으로 합의돼 있다면 자연스럽게 처리해주는게 옳다"며 여야 합의된 부분에 대한 속도감 있는 입법을 강조했다.

전 원내대표는 특히 "국민생활에 맞춰 국회가 운영돼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들 두 가지를 '절대 원칙'으로 명명한 뒤 "다른 것은 협상하고 양보할 수 있지만 국민생활 우선, 국민눈높이에 맞는 합리성과 상식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못박았다.

여야 관계의 난항을 우려하는 듯한 발언도 있었다.

최 원내대표는 "상임위가 충분히 논의하고 여야 지도부가 논의해 문제를 풀어나가면 큰 어려움 없이 순리적으로 해나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전 원내대표는 최 원내대표를 세 차례 '실세 원내대표'라고 칭했다.

그는 "사실상 여당의 실세 원내대표기 때문에 특별한 외부 가이드라인 없이 본인이 소신과 합리성을 갖고 야당을 상대하고 국회를 운영하면 문제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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