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개선 지속 요구해 연착륙 유도

금융감독당국이 저축은행업계 1위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대해 단계적 증자 방식으로 경영 안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3월말 기준 3천7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정상적인 영업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부실을 털다 보니 적자 규모가 커지기는 했으나 자산이 많아서 영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면서 "대주주가 증자를 통해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단계적 증자로 경영 안정을 기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추가 부실을 고려한 단계적 증자 방안을 갖고 있어 이런 방법을 통해 간다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된 무더기 부실을 회계장부에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현재 검사를 마치고 이의 신청을 받는 등 최종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3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은 -7.2%로 수천억원대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없으면 퇴출 위기에 몰릴 수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24조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모기업인 일본의 투자금융그룹 SBI의 경영정상화 의지가 강하다며 퇴출 가능성을 일축했다.

SBI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대주주인 SBI 파이낸스 코리아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현재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대한 경영 개선 요구 기간이고 증자 계획도 있다"면서 "대주주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됐고 과거 솔로몬이나 부산저축은행과 달리 자산도 많고 여건이 달라서 경영 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까지 일괄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저축은행을 대거 정리한 만큼 올해는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가동해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