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은 날 '최악 경제성적표' 받은 올랑드, 佛,1분기 -0.2% 성장…'트리플 딥'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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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더 투자 않겠다"…독일도 0.1% 성장 그쳐

프랑스 국립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인 -0.1%보다 낮은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국내총생산(GDP) 감소폭이 0.4%에 달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프랑스 경제는 2010년 반등했다가 남유럽 재정위기로 다시 침체에 빠졌다. 최근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 다시 주저앉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민간 경제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냉각되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1분기 가계소비는 0.4% 감소했다. 4월 실업률이 11%까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서도 프랑스인들은 미래에 가장 비관적이었다. 11%만이 앞으로 1년 안에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자녀가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기업인들은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물류업체 ID로직스의 에릭 에마르 대표는 “경제가 정체된 프랑스에는 더 투자할 생각이 없다”며 “2015년까지 사업 절반 이상을 신흥시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에르 가타즈 프랑스 고용주협회장은 “정부가 투자를 이끌어낼 정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며 “올해만 4690억유로에 이르는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기업들에 대한 세금 부과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그러나 자신의 지지기반인 좌파의 압박으로 올랑드 대통령이 정책을 완전히 수정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기욤 메뉘에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랑드로서는 정책 방향을 바꾸는 것 외에 대안이 없지만 좌파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나온 독일의 1분기 GDP 증가율도 전문가 예측치(0.3%)에 크게 못 미치는 0.1%에 그쳐 유럽 경제 전반에 그늘을 드리웠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