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발생한 감금사건 용의자의 형제들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용의자 아리엘 카스트로(52)의 동생인 오닐(50)과 형인 페드로(54)는 13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3명의 여성을 10여년간 감금한 상태에서 성적 노리개로 삼은 아리엘과는 더는 엮이기 싫다면서 사실상 형제의 인연을 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닐은 아리엘을 '괴물'로 칭하면서 "아무런 가망이 없는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아리엘이 사형이 아닌 종신형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래야만 여생이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형이 평생을 감옥에서 썩기를 바란다.

사형으로 목숨을 거둬서는 안된다.

감옥에서 최대한 고통을 겪어야 한다.

음식을 주지 않더라고 상관하지 않는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이들 형제가 침묵을 깬 것은 6일 만이다.

이들은 지나 디지저스(23) 등 3명의 여성이 감금돼 있던 문제의 가옥에서 아리엘과 함께 지난 6일 체포됐으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감금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져 나흘만에 석방됐다.

형제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떤 사실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페드로는 "우리가 여성들이 감금돼 있다는 신호를 감지했다면 아리엘은 결코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모르긴 해도 내가 아리엘의 목덜미를 움켜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동생이 한 짓을 알았다면 동생 오닐이나 다른 누군가에게 반드시 알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형제는 최근 10년간 아리엘의 집을 방문한 적이 거의 없으며 집에 가더라도 여성들이 갇혀 있던 부엌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부엌은 커튼이 쳐진 상태에서 다른 공간과 철저하게 분리돼 있었다.

또 집에서는 항상 TV와 라디오가 크게 켜져 있어 다른 소리는 아예 들을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닐은 아리엘이 끔찍한 비밀을 혼자서 간직한 채 10년여의 세월을 두려움에 떨며 살았을 것으로 짐작되는 만큼 본인도 차라리 경찰에 붙잡히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그는 "시간이 다됐고 그는 너무나 오랫동안 숨어서 지냈다.

아마도 체포되기를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닐은 아리엘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 그가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태도였다고 털어놨다.

경찰서에서 풀려나기 전까지 아리엘과 다른 방에 갇혀 있었는데 화장실을 가면서 자신의 방 앞을 지나게 된 아리엘이 "오닐, 다시는 나를 볼 수 없을 거야. 사랑한다"는 말을 던지더라는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