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회사채 등 각종 채권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채권이 개인들도 투자하는 상품으로 저변을 넓혀가면서 매매차익을 겨냥한 거래가 늘고 있어서다. 내달부터 상장하는 합성 ETF(주식, 채권 등 실물 투자 없이 파생상품 거래만으로 운용되는 ETF)에 해외 채권 가격과 연동되는 ETF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10년 만기 국고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코덱스 인버스 10년 국고채(가칭)’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다음달 정도가 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 변동폭이 커지면서 국고채 선물 등 관련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채권 트레이딩은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기에도 베팅할 수 있어야 해 인버스 ETF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미래 금리를 예측해서 채권을 팔거나 산다. 매입뿐만 아니라 매도에도 베팅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영국 시장조사업체 마킷(Markit)과 계약을 맺고 마킷의 ‘아이박스(iBoxx) 하이일드 채권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만들고 있다. 이 지수는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즈의 ‘바클레이즈 하이일드 채권 지수’와 함께 하이일드 채권 ETF에 가장 많이 쓰인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합성 ETF 상장에 맞춰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권 이자를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ETF 가격을 높이기 때문에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공모폐쇄형 펀드와 비슷하다”며 “간편하게 해외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채권형 ETF는 13개다. 작년 하반기 이후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분기 채권형 ETF 거래량은 1943만주로 지난해 1분기 767만주보다 153%가량 늘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