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대 사장 "페루와 97억 수출계약…글로벌 공략 자신감"
“다음달부터 페루 지폐 50누에보 솔(Nuevos Soles) 3억500만장을 경산 공장에서 제작해 9월에 1차분 6000만장을 선적합니다. 앞으로 페루는 남미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윤영대 한국조폐공사 사장(66·사진)은 오는 16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제15차 국제화폐회의 참석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페루와의 수출계약(약 97억원)은 글로벌 시장을 한층 더 확대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윤 사장은 독일 영국 러시아 등 62개국 500명이 참가한 이번 회의에서도 수출 상담을 벌일 계획이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11월 페루 은행권 입찰에 참가해 은행권 제작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 프랑스 등을 제치고 수주했다.

생산 제품은 내년 6월까지 모두 5차에 걸쳐 선적한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9개국에 427억원을 수출해 2011년의 130억원보다 227%나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은행권, 주화, 수표용지, 전자여권, 특수보안 잉크, ID신분증 등의 수출 확대로 569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윤 사장은 “2011년 취임 이후 공사에 처음 해외사업이사를 외부 영입하고 수출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힘써왔다”고 소개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수출이 끊길 상황에서 ‘현지영업’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기도 했다. 수출 비중이 큰 아시아 A국가가 지난해 자국의 시설을 증설해 은행권 용지 수입을 중단하려고 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윤 사장은 A국을 수차례 찾아 설득했다. 그 결과 당초 올해 수출예정 물량 1000t을 3000t으로 늘리는 성과를 가져왔다. 그는 “5만원권 발행 등으로 2007년 20억장에 달했던 국내 화폐제조량이 지난해 5억5000만장으로 줄었다”며 “수출물량 확대만이 공사가 살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전 임직원이 일치단결해 경영개선에 나선 예는 공기업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이 ‘글로벌 톱 클래스 기업’이라는 기업 비전을 구체화해나가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사장을 포함해 임원들이 한 달치 월급을 반납하고 직원들도 연차를 적극 사용해 40억여원의 경비를 줄였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