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실시된 파키스탄 총선에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이 승리하면서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와즈 샤리프 총재는 총선 직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집권하면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파키스탄의 총선 결과가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에 의문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샤리프 전 총리가 파키스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어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가 격랑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시켜야 하는 미국은 파키스탄의 협조가 없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서 탈레반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파키스탄이 군수품 철수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를 의식한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의 총선 결과를 축하하면서 “미국은 새로 탄생할 파키스탄 정부와 동등한 파트너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발빠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파키스탄의 총선 결과에 대해 “평화적이고 투명한 정권 교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샤리프 전 총리가 전력 부족, 실업 등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파키스탄에 경제적 지원을 해 왔던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모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