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 공장 신·증설 잇따라…中서 年 210만대 양산…대륙공략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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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4월 판매 32% 급증
"중국 공장 더 늘릴 것"
"중국 공장 더 늘릴 것"

○중국 4공장 신설 왜?
올 들어 현대·기아차는 국내외에서 고전하고 있다. 국내에선 수입차의 거센 공세에 시달리는 데다 해외시장에서도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차들의 공세에 직면해 있다. 내수 판매량은 지난달 반짝 증가했지만 1~3월 내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미국에서도 1~4월 판매량이 40만2133대로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유독 잘나가는 시장이 설 부회장이 담당하고 있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현대·기아차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작년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133만6561대. 현대·기아차 세계 판매량(712만대)의 19%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변수가 생겼다. 현대·기아차와 함께 중국 판매 ‘빅3’를 형성하고 있는 GM과 폭스바겐이 적극적인 물량 공세에 나선 것. 중국 시장 판매 1위 업체인 GM은 최근 중국에 110억달러를 투자해 3년 내 4개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중국 내 생산량을 지금보다 30% 늘어난 500만대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시장 2위 폭스바겐도 2016년까지 중국에 140억유로(약 20조2300억원)를 투자해 공장 4개를 더 짓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비해 현대·기아차의 작년 기준 중국 생산 규모는 133만대다. 내년 초 현대차 3공장을 30만대에서 45만대로 증설하고, 기아차 3공장(연산 30만대)을 준공하더라도 178만대에 그친다. GM과 폭스바겐이 공장을 신증설하게 되면 현대·기아차와의 생산량 격차는 300만대가량으로 벌어지게 된다.
설 부회장이 이날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유지하려면 공장 증설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1년 9.5%에서 작년 10.5%로 소폭 상승했지만 공장을 늘리지 않을 경우 점유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GM, 폭스바겐과 ‘빅3’ 유지
현대차가 내년 중국 4공장을 지으면 2015년 중국 현지 생산 규모는 21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 시장의 내수 판매량이 2015년이나 2016년께 200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점유율 10%를 유지할 수 있는 생산 규모다.
물론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지금처럼 유지돼야 한다는 게 전제 조건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4월 중국 시장에서 52만9603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이상 판매량을 늘렸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미국 공장 증설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지금 당장 증설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