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부상 등으로 요통·불면증 시달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공연 중 입은 부상 후유증 등으로 생전에 요통과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전속 분장사가 9일(현지시간) 눈물 속에 증언했다.

잭슨의 모친 캐서린이 공연기획사 AEG 라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분장 전문가 케런 페이는 잭슨이 약물치료에 의존하게 된 것이 1990년대 초 아동 학대 혐의로 처음 고소된 때와 일치한다고 회고했다.

페이는 "세상 사람들이 잭슨을 소아 성애도착자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그는 매일 밤 무대에 올라가야만 했다"고 배심원들을 상대로 울면서 말했다.

그녀는 공연 프로모터들이 잭슨에게 고통을 줄이는 주사를 놓도록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나중에 기획사 AEG의 대표가 된 프로모터 폴 공어웨어가 1993년 '데인저러스' 공연 당시 잭슨을 치료할 의사를 불러들였으나 잭슨의 처방약 중독 때문에 순회공연을 조기 중단돼야 했다는 것이다.

AEG 측은 의사를 고용한 사실을 부인하고 잭슨이 프로포폴 중독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한다.

현재 문제의 의사는 잭슨에게 치사량의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과실치사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최대 400억 달러(한화 44조원)의 천문학적인 액수가 걸린 이번 재판은 2010년 9월 캐서린 잭슨이 AEG를 상대로 마이클 잭슨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페이는 잭슨이 치료받은 것을 직접 목격한 적은 없으나 의사가 치료하러 올 때마다 걱정했다며 '데인저러스' 순회공연 이후 수년간 잭슨이 처방 약물에 더 의존적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원고 측 변호사 브라이언 패니시의 질문에 그녀는 "마이클 잭슨이 고통 속에 있다고 항상 걱정했다"며 공연 외 시간에는 고통을 잘 참아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1999년 뮌헨 콘서트 도중 몇 층이나 되는 높이의 무대에서 추락한 뒤 잭슨이 요통을 더욱더 호소했고 열정적인 공연을 마친 뒤에는 불면의 밤들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2005년 아동 학대 재판 기간에 받은 압박감과 언론의 집중 조명으로 잭슨의 건강 상태는 악화됐다.

페이는 "그가 먹지도 못하고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두려움 속에 여위어갔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잭슨과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 90분가량 증언을 이어갔다.

잭슨은 자신의 네버랜드 목장에서 페이가 결혼식을 하도록 배려했고 세계 순회공연에 항상 그녀를 대동했다.

분장사 페이에게 잭슨은 오빠나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딸을 낳은 뒤에도 순회공연에 동반시켰다.

페이는 당시 "이제 엄마가 됐으니 공연에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했으나 "딸에게도 아주 좋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sahms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