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동의 없이 불법 성형시술을 한 의사가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상담 당시 약속하지 않았던 부위를 임의로 시술해 환자들에게 피부 변형 등 피해를 입힌 혐의(의료법 위반 등)로 성형외과 의사 권모씨(47)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눈이나 복부 지방제거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사전 동의나 승낙 없이 얼굴 주름에 지방 삽입술 등의 불법 의료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5년부터 서울 명동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해왔던 권씨는 지난해 1월 서울 길동으로 병원을 옮겨가며 이같은 불법 시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는 공업용 연마기를 이용해 자신이 변형한 의료기를 일명 ‘스카나이프’라는 신기술이라고 소개하며 “우리 병원에만 있은 신기술”이라고 속여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술을 받고 피해를 입은 환자만 20명 이상이며 피해자들은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거나 검게 변해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병원을 압수수색해 불법 의료기구와 진료기록부 등을 압수한 뒤 권씨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했지만 거부하자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권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기기 변형은 의료기 업체가 허가를 받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시술을 받기 전 충분히 상담하고 시술 전후 사진을 찍어두는 등 자료를 확보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