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 내몰린 종합상사들 이제 기댈 언덕은 자원개발 뿐…
‘해외 자원개발이 살 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엔저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종합상사들이 해외 자원개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본업인 무역(트레이딩) 부문에서 수익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종합상사들은 해외 자원개발을 적극 장려한 이명박정부 때 투자를 많이 해놓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상사는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에 있는 완투거우 유연탄광의 생산량을 지난해 550만에서 올해 600만으로 늘리기로 했다. LG상사가 2008년부터 5000만달러가량을 투자한 이 광산은 가채매장량(채굴할 수 있는 분량)이 1억8000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 투자금의 대부분을 이미 회수했다. 김병탁 LG상사 부장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유연탄 가격도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시험생산 중인 카자흐스탄의 ADA와 NW코니스 유전을 연말까지 상업생산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LG상사는 지난 1분기 2조8840억원의 매출과 6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8%, 10.6% 줄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모기업인 포스코 철강제품의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436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22.5% 감소했다. 중국 성장률 둔화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와 엔화 약세에 힘입은 일본 종합상사들의 약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 매장량이 4조5000억입방피트(원유 환산시 약 8억배럴)에 이르는 미얀마 가스전의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성형 대우인터내셔널 부장은 “이른 시간 안에 안정적 생산이 이뤄진다면 미얀마 가스전에서만 올해 600억~700억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미얀마 육상 가스전 탐사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SK네트웍스는 2010년 투자한 브라질 철광석 개발사 MMX의 실적 개선을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지분법투자이익 외에 철광석 트레이딩을 통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에 불참해 지분율이 13.7%에서 8.8%로 줄어들었지만 MMX가 생산하는 수백만의 철광석을 20년간 트레이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호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자원 개발로 연간 200억원가량의 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인 250억원에 그쳤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만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착공한 카자흐스탄 발하슈 복합화력발전소와 캐나다 온타리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연내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