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어쿼트 피델리티 아시아펀드 매니저 "中비중 확대…관광·車·부동산株 유망"
“아시아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1~2년간 연평균 15% 수익을 예상합니다. 상승여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어쿼트 피델리티자산운용 아시아펀드(일본 제외) 포트폴리오 매니저(사진)는 9일 “중국 증시 전망이 예전보다 인색해졌지만 과도하게 저평가된 종목에 대한 선별투자는 권할 만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쿼트 매니저는 아시아 증시에서만 26년을 운용한 베테랑 투자자다. 2조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아시아펀드를 총괄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의 최근 3년간 수익률(지난 3월 말 기준)은 21.2%로 시장 벤치마크(일본, 한국 제외한 MSCI아시아퍼시픽지수, 16.6%)를 5%포인트가량 앞선다.

시장이 간과하는 곳에 투자기회가 있다는 게 그의 운용철학이다. 올 들어 아시아 지역에서 필리핀(23%) 태국(16%) 인도네시아(15%) 등의 주가가 많이 뛰었지만 중국은 각종 정부 규제에 대한 우려로 제자리걸음이다. 그는 “물가상승 둔화, 신용등급 상향, 정부 재정지출 확대 등 호재로 아시아 지역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까지 상승했지만 중국은 규제 리스크로 9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벤치마크에 비해 많이 담고 있는 주식은 중국 외에 태국과 인도네시아 주식도 있다. 태국 비중은 벤치마크 비중보다 2배 이상 늘려놓았다. 그는 “태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고, 법인세 인하 조치로 기업들의 이익이 높아질 수 있어 관심”이라고 했다. 이어 “필리핀 증시는 3년반 새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급등,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가격 부담이 있어 투자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망업종은 저금리 지속에 따른 수혜 업종을 꼽았다. 저금리로 소비지출이 늘어나 내수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논리에서다. 관광, 자동차, 부동산 업종을 예로 들었다.

성장성이나 경제기초체력(펀더멘털)에서 아시아 증시가 매력적이지만, 아시아 일부 신흥국을 제외하고 선진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 강세다. 그는 “글로벌 펀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이동하는 1단계여서 그런 것 같다”며 “리스크를 감당하기 쉬운 자국 증시와 선진국 증시에 우선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에는 2단계로 넘어가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로 눈을 돌릴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