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함박웃음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직원이 7일(현지시간) 장이 끝난 뒤 단말기를 통해 주가를 확인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사상 최초로 15,000선을 넘어섰다. /뉴욕UPI연합뉴스
< 뉴욕증시 함박웃음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직원이 7일(현지시간) 장이 끝난 뒤 단말기를 통해 주가를 확인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사상 최초로 15,000선을 넘어섰다. /뉴욕UPI연합뉴스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미국 30대 대기업의 주가를 나타내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일 사상 처음으로 15,000을 돌파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87.31포인트(0.58%) 뛴 15,056.20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와 함께 뉴욕 증시의 양대 주가지수인 S&P500 지수도 8.46포인트(0.52%) 오른 1,625.96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7일 5년 만에 처음으로 14,000을 넘어선 데 이어 8일에도 전날 대비 0.74% 오른 14,285.69로 장을 마쳤다. 2008년 6월 이후 4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발(發) 호재에 중국의 무역수지가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이 겹치면서 홍콩 상하이 대만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지역 증시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세계증시 랠리] 중앙銀 화끈한 '경기부양쇼'…美 다우 사상 첫 15,000 돌파

○중앙은행의 증시 밀어올리기

1997년 7000선에 머물던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2007년 14,000까지 오르는 데는 정확히 2621거래일이 걸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다시 7000대까지 떨어진 다우존스 지수가 이날 사상 처음으로 15,000선을 뚫는 데 걸린 시간은 1044거래일이다. 증시의 회복 속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빨라진 것. 증시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인 건 단연 중앙은행들이다.

미국 유명 투자전략가인 에드 야드니 야드니리서치 창업자는 지난 6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증시 랠리의 세 가지 이유는 첫째 Fed, 둘째 ECB, 셋째 BOJ이며 넷째는 제로 금리”라고 말했을 정도다.

지역은 다르지만 양적완화가 증시를 밀어올리는 메커니즘은 비슷하다. 예컨대 Fed는 매달 850억달러에 달하는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 즉 금리는 하락한다. 과거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좇아 주식시장으로 옮겨오면서 주가가 오르는 구조다.

○엔저에 날개 단 일본 증시

지난해 취임한 아베 신조 총리의 주도 아래 무제한 금융완화를 실시하고 있는 BOJ의 목표도 Fed와 비슷하다. 금리 인하로 인플레이션을 유도해 지긋지긋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는 것.

하지만 일본의 경우 엔저라는 금리 인하의 부산물이 증시를 더 달구고 있다.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엔화 가치는 달러당 80엔대 초반에서 90엔대 후반으로 급락했다. 이에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은 날개를 달았다.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몰려드는 이유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은 2조6800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해외 자금이 수조엔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증시 랠리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4월 실업률이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인 7.5%로 떨어지는 등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긴 하지만 Fed가 국채 매입을 중단할 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유럽도 그리스 포르투갈 등의 국채 가격이 많이 안정됐지만 양적완화를 중단한다는 소식이 나오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BOJ는 2%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조만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랠리 피로감 때문이다. 뉴욕 증시에서 성장주보다 경기방어주가 더 많이 오르고 안전자산인 국채에 여전히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것도 시장에 회의론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뉴욕=유창재/도쿄 안재석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