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루프, 포르쉐 개조 '한우물'…"전문성의 원천은 가족경영"
“직접 버스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자동차 기술 전반에 관심이 컸던 아버지의 기질을 이어받았죠. 아들도 루프에 근무 중입니다. 언젠가 회사 경영을 맡아 가업을 이어가겠죠.”

포르쉐 개조로 유명한 루프사(社)의 알로이스 루프 사장(사진)은 1963년 열세 살 때부터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했다. 차를 만지고 기계를 다루는 것이 그저 좋았다고 한다. 그의 아들 역시 전문기술직을 겸하면서 회사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루프는 루프 사장의 아버지(알로이스 루프 1세)가 1939년 창업했다. 루프 사장은 “아버지가 포르쉐와 사랑에 빠진 계기가 있었다”고 했다.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뒤에서 포르쉐가 빠르게 버스를 추월하더니 속도를 이기지 못해 앞쪽 개울에 빠진 것. 루프 1세는 운전자를 병원으로 옮기고 사고 난 차량을 구입해 직접 개조했다. 그때 이후로 포르쉐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스포츠카들도 있는데 포르쉐만 고집하는 것도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다. 루프 사장은 가족 경영을 유지해온 덕분에 이 같은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자만 가업을 잇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도 대를 이어 루프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년이면 루프가 75주년을 맞는데 회사의 역사만큼 소중한 경험이 축적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프는 직원 65명이 전부지만 지난해 연매출 1000만유로(약 143억원)를 올렸다. 직원 대부분은 인근에 사는 지역 주민이다. 가족 경영의 강점인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루프 사장은 “엔진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외형 디자인 변신도 주문받는다”며 “매출의 30% 정도를 R&D에 쓴다”고 말했다.

2008년 지멘스와의 공동 R&D를 통해 독일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 ‘eRUF’를 출시했고 2010년엔 자체 개발한 8기통 엔진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 출품하기도 했다. 2년 전부터 포르쉐 서비스센터도 운영 중이다. 독일 파펜호펜에 있는 루프 본사 건너편엔 포르쉐 서비스센터가 있다.

요즘 전 세계 부자 고객들이 30~40년 된 구모델 포르쉐를 개조해 달라고 주문하는 사례가 많다고 루프 사장은 설명했다. 어떤 차를 몇 대 갖고 있는지 묻자 “너무 많아서 셀 수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파펜호펜(독일)=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