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만든 총 나와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총기 제작이 현실화돼 논란이 일고 있다. 3D 프린터가 이미 보급돼 있는 한국도 더 이상 총기 무풍지대가 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D 프린터는 플라스틱을 잉크처럼 사용해 입체적으로 물건을 찍어낼 수 있는 장치다.

미국 텍사스의 비영리단체 ‘디펜스디스트리뷰티드’ 창립자인 코디 윌슨이 ‘해방자’라는 이름의 3D 프린터용 권총(사진)과 설계도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지난 5일 포브스가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이 총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실제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은 16개 부품 중 15개가 3D 프린터로 제작됐다. 격발장치인 ‘공이’는 금속탐지기에 검색되지 않는 무기를 금지하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유일하게 금속으로 제작됐다. 윌슨은 이 권총을 8000달러짜리 중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윌슨은 비영리단체 디펜스디스트리뷰티드를 설립하고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개발을 선언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설계도와 3D 프린터만 있으면 누구나 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그는 미국 정부로부터 총기 생산을 허가받았다.

온라인에 설계도가 공개되면서 미국 의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스티브 이스라엘 하원의원은 “만약 범죄자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 플라스틱 총이 금속탐지기에 검색되지 않는다면 총기 규제는 더 이상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비탐지 무기 제한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