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D램 '싹쓸이' 승부…25나노 DDR3 양산…"질에서 양에서 모두 격차 벌려라"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모바일 D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경쟁업체보다 6개월 이상 앞서 25나노 DDR3 모바일 D램 양산에 나서고, 동시에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에도 착수했다. 성능이 훨씬 앞선 제품을 보다 빨리 공급해 모바일 D램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갖추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5나노(1나노·10억분의 1m) 4Gb(기가비트) DDR3 모바일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발표했다. 모바일 D램에서 20나노대 DDR3 양산은 업계 최초다. 기존의 30나노대 D램에 비해 성능은 30% 이상 높인 반면 전력 소비는 20% 줄였다.

이 칩 4개로 구성된 2GB(기가바이트) 모바일 D램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면 초당 풀HD급 영화 3편에 해당하는 17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삼성 측은 “5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에서도 풀HD급 영화를 끊김없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께도 0.8㎜에 불과해 보다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가 30나노급 DDR3 양산에 들어가자 다음 단계는 28나노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은 28나노를 한 단계 건너뛰어 25나노로 직행했다.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는 이번 분기에 29나노 개발을 완료하며 25나노 개발 시점을 3분기로 계획하고 있다.

삼성은 25나노 양산과 함께 1조원 이상을 투입, 모바일 D램 생산시설인 화성 13라인의 장비를 대대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25나노 제품을 빠른 시일 내에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5나노 제품 비중을 올해 말까지 전체 모바일 D램 생산량의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모바일 D램 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1년 49억달러였던 모바일 D램 시장은 올해 103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체 D램 시장의 35%에 달한다. 스마트폰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3분기엔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갤럭시S4를 내놓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SK하이닉스에 모바일 D램 공급을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모바일 D램 시장점유율에서 53.7%(아이서플라이 기준)를 차지한 업계 1위다. SK하이닉스가 23.3%로 2위이며 3위는 최근 미국 마이크론이 인수한 일본 엘피다로 18.7%를 차지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모바일 D램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을 일반 PC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 넣을 수 있도록 얇고 작게 만든 제품.

스마트폰 등의 특성에 맞춰 소비 전력은 훨씬 낮다. 가격은 PC용에 비해 두 배가량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