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m 먼거리에서 퍼팅한 공이 홀에 떨어지기도 전에 빌리 호셸(27·미국)은 승리를 예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성을 질렀다. 미국 PGA투어 취리히클래식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1타 차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둔 호셸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호셸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이번데일의 루이지애나TPC(파72·742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9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8언더파 64타를 치며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웠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호셸은 D.A. 포인츠(미국·19언더파 269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생애 첫 우승으로 호셸은 상금 119만달러(약 13억원)와 2년간 미국 PGA투어 시드권을 받게 됐다.

한 달 전 셸휴스턴오픈에서 1타 차 우승을 빼앗겼던 포인츠를 상대로 설욕전을 펼쳤기에 기쁨은 더 컸다. 지난 한 달 동안 손에 잡힐 듯했지만 우승컵은 끝내 그를 외면했다. 지난달 말 셸휴스턴에서 공동 2위, 이달 초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공동 3위, 지난주 RBC 헤리티지에서 공동 9위로 연속 3경기 톱10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호셸은 “최근 몇 개 대회에서 게임을 잘 풀어갔지만 우승할 때가 아니었던 것 같다. 오늘 기다렸던 우승을 하게 됐다. 축하 파티를 열고 즐겨야겠다”며 기뻐했다.

마지막까지 팽팽한 경쟁이 펼쳐졌다. 선두에 2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한 호셸은 5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샷을 예열한 뒤 7번홀부터 시작해 12번홀까지 6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15번홀 보기 이후 16번홀에서 바로 버디로 타수를 만회했다.

호셸은 포인츠에게 1타 앞선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5)을 시작했다. 호셸은 어프로치샷으로 공을 그린 위 8.2m 지점에 세웠다. 포인츠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벙커샷으로 공을 홀 1.5m 지점에 세운 포인츠는 버디 기회를 잡아 호셸을 압박했다. 8.2m 퍼트를 놓치면 연장전에 들어가는 심각한 상황. 생애 첫 우승을 향한 퍼트라는 중압감 속에서도 호셸은 공을 홀에 떨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