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서울 압구정본점 3층 여성복 매장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최근 재편했다. 일부 유통업체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해 몇몇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를 철수시키는 등 이들을 홀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백화점은 본점 3층에 입점한 지춘희 디자이너의 ‘미스지컬렉션’ 매장을 49.5㎡에서 66㎡로 넓히는 한편 웨딩드레스, 이브닝드레스 등 다른 매장에는 없는 드레스 라인을 처음으로 들여놨다고 4일 밝혔다.

손정완 디자이너가 뉴욕컬렉션에 출품한 의상을 기성복으로 새롭게 제작해 선보였으며, 이상봉 디자이너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다양한 소품을 판매용으로 개발해 내놓았다. 이 밖에 양성숙 디자이너가 최재욱 금속공예가와 협업해 만든 액세서리 제품을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본점이 이 같은 변화를 시도한 것은 이들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여성 시니어’, 혹은 ‘여성 캐주얼’로 구분되는 여성 기성복 브랜드들에 비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여성 기성복 중 일부 브랜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반면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지난해 매출이 평균 10.2% 증가했다. 지난달 초 매장을 넓히고 드레스 라인을 갖춘 미스지컬렉션도 3월 한 달 동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 늘었다. 한혜자 디자이너의 ‘이따리아나’는 17.8%, 이상봉 디자이너의 ‘이상봉컬렉션’은 9.2% 증가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