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내면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모두 1%대 이상 급락세를 보이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4일 오전 10시9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9.34포인트(1.48%) 떨어진 1953.40을 기록 중이다.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데다 북한의 개성공단 차단 조치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
북한은 이날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와 F-22 스텔스전투기 등이 참가한 데 대해 미국을 비난하며 "이미 우리의 최고사령부가 내외에 엄숙히 천명한 대로 강력한 군사적인 실전 대응조치들을 연속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출경은 이틀째 차단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을 결정한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해 매도세를 집중시키면서 자동차주의 급락세가 지수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 대한 '팔자'폭을 확대하며 1118억원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484억원, 592억원 매수우위지만 지수를 방어하지는 못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가 3억원, 비차익거래가 190억원 순매도로 전체 193억원 매도우위다.
대규모 리콜 사태로 자동차주를 포함한 운수장비 업종이 3.21% 급락중이다. 현재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모두 3% 이상 떨어지고 있다.
특히 외국계 창구를 통한 순매도 규모 상위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1위와 4위에 올라와 있는 등 외국인의 매도세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운수창고(-2.31%), 증권(-2.15%), 전기가스업(-1.99%) 등이 떨어지는 등 모든 업종이 하락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모두 떨어지고 있다. 자동차주를 비롯해 삼성전자, 포스코, 삼성생명,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한국전력이 약세다.
코스닥지수도 하락폭이 커지며 550선을 위협받고 있다. 현재 6.36포인트(1.14%) 내린 551.60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이 131억원 순매도중이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08ㅇ거원, 55억원 매수우위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6.05원 오른 1123.55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환율은 1123.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120.50원까지 고점을 낮추기도 했지만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며 1120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환율 급등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외환연구원은 "북한 관련 불안요인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국제 외환자금시장에서 미 달러화 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FX스와프 포인트가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역시 대북 불안요인과 현대차 '리콜' 악재가 겹치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이날 발표가 예정돼 있는 일본중앙은행(BOJ)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1120원대 중반에서는 네고물량(달러 매도) 공급에 따라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