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분석 보고서의 투자 의견은 ‘매수’ 일색이다. “증권사는 늘 주식을 사라고만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강력매수’ 의견은 얘기가 좀 다르다. 해당 종목을 분석한 애널리스트가 주가 상승을 확신하거나, 상승여력이 아주 클 때만 ‘강력매수’ 의견을 낸다. 그렇다면 올 들어 애널리스트들이 ‘강력매수’ 의견을 달아 추천한 종목의 수익률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절반의 성공’이었다.

3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증권사들은 총 5127건의 종목 분석 보고서를 냈다. 이 중 ‘매수’ 의견이 4648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중립’ 의견은 465건이었다. ‘강력매수’ 의견을 담은 분석 보고서는 14건에 불과했다.

올 들어 가장 먼저 강력매수 의견을 낸 증권사는 교보증권이었다. 이 증권사는 지난 1월14일 화학업체 코오롱인더에 대해 ‘강력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코오롱인더는 그러나 보고서 발간 전날 6만3500원이던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이날은 5만3500원까지 추락했다.

SK증권은 지난 1일 영풍에 대해 ‘강력매수’ 의견을 냈다. 이후 사흘간 영풍의 주가는 급등락을 거듭했지만 3일 종가는 보고서 발간 전날 대비 1.72% 하락한 상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월28일 SBS에 대해 ‘강력매수’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후 2개월여 동안 주가는 2.38% 상승에 그쳤다.

일부 종목은 주가가 크게 뛰었다. 현대증권이 지난 2월6일 ‘강력매수’ 추천한 현대에이치씨엔이 대표적이다. 현대에이치씨엔 주가는 현대증권이 추천하기 전날 대비 21.47% 급등했다. SK증권이 ‘강력매수’를 권유한 씨젠 역시 주가가 16.64% 뛰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