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8일 오후 3시59분

우리투자증권이 유사 신용평가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한 국내 신용평가사의 평가방법론을 활용해 자체적인 신용등급을 발표해서다. 신용평가업계는 시장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7일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채권포럼에서 자체적으로 산출한 독자 신용등급을 공개했다. 국내 2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해 주요 기관투자가에 제공한 독자 신용등급 중 일부를 외부에 공개한 것이다.

독자 신용등급이란 모기업이나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제외한 기업의 사업·재무상태만 평가한 신용등급이다. 최종 신용등급에 이르는 일종의 중간 신용등급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부 건설 조선 해운업체의 독자 신용등급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발표한 최종 신용등급에 비해 적게는 한 단계, 많게는 세 단계까지 차이가 났다.

신용평가업계는 발끈하고 나섰다. 우리투자증권의 행동이 유사 신용평가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신용평가 업무는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당국에 허가를 받은 신평사만 할 수 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신용정보법 적용을 받지 않는 증권사가 임의적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공개하는 건 엄연한 유사 신용평가 행위”라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반발도 심하다. 검증되지 않은 증권사의 독자 신용등급이 시장에 공개돼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독자 신용등급 평가는 외부 영업을 통해 이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부 참고 목적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