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前부인 살해 혐의…재판부 "권고형보다 중형 마땅"

심야 술집에서 흉기를 휘둘러 30대 여성을 숨지게 한 서울 강남 술집 '칼부림' 사건의 피고인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설범식 부장판사)는 28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제갈모(39)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한 피해자가 고귀한 목숨을 잃었고, 다른 피해자는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며 "피해자들의 가족과 친구들도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범행의 원인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는 듯한 주장을 하면서 사과하거나 위로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양형기준표상 권고형의 범위를 초과해 형을 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여러 범죄를 저지른 제갈씨에 대한 양형기준상 권고형은 징역 9년 이상 약 20년이다.

피고인 측은 당시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정신적 문제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갈씨는 작년 10월 강남구 신사동 한 지하주점에서 흉기로 모 가수의 전 부인인 강모씨를 살해하고, 프로야구 선수 박모씨 등 남성 3명을 잇달아 찌른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보통동기의 살인도 가중요인이 있으면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살인죄 양형기준을 대폭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수정 양형기준안을 최근 심의·의결한 바 있다.

수정 양형기준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