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의 성장은 국내외 다른 항만에 비해 월등한 입지적 강점이 크게 작용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도 인천항의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입지적 강점만으로 인천항이 성장을 계속해 온 것은 아니다. 김춘선 사장 취임 이후 적극적인 세계 유수의 선사 및 물동량 유치와 국제 네트워크 확장, 서비스 개선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져다준 결과다. 여기에 동북아 지역의 거점 항만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임직원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물류와 문화관광을 성장엔진으로 삼아 인천항을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마련했다. ‘세계 초일류 항만’을 지향하겠다는 인천항 관리운영 주체의 확고한 전략이다. ‘The First Infra and the Best Service Company’가 핵심이다.

김 사장은 비전과 전략이 조직 전반에 충분히 내면화돼 각 부서의 사업과 구성원의 업무로 연계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목표였던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TEU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라는 악재 속에도 인천항은 지난해 4분기 들어 역대 최대 물동량을 기록했다. 같은 비전과 목표의식을 가진 조직원 모두가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또 김 사장과 임직원들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어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IPA는 인천항에 그동안 드물게 입항했던 대형 크루즈의 입항을 크게 늘렸다. 2000년대 말까지도 크루즈 입항이 연간 10회를 넘지 않았지만, 올 한 해 동안 118회의 입항 일정이 잡혀 있을 정도다. 인천항이 물류거점 항만을 넘어 해양관광문화 거점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IPA는 인천항의 비전과 미래상을 알리기 위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여수엑스포 한국해운항만관 운영, 갑문 결혼식장 개방, 인천항 BI(Brand Identity) 개발 등을 통해 전 국민이 바다와 인천항을 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4m로 돼 있는 인천신항 항로 수심을 16m로 변경하기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 인천항이 황해권 거점항만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목표를 향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김 사장과 임직원들의 각오와 자세가 엿보인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