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국비자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국적세탁을 돕고 허위 초청장까지 발급해준 귀화인 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 입국을 원하는 파키스탄인들에게 불법 입국을 알선해주고 돈을 받은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알선총책 귀화인 나모씨(37)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나씨의 도움을 받아 여권을 위조해 국내에 입국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파키스탄인 K씨(30) 등 3명도 구속하고 이들에게 허위 초청장을 발급해준 중소기업 대표 박모씨(66)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나씨는 K씨 등 3명이 현지 중개인을 통해 위조된 아프가니스탄 국적 여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박씨로부터 허위로 수출 계약 목적 국내 초청장을 발급받아 전달하는 등 1명당 8000~1만달러를 받고 불법 입국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씨는 파키스탄 출신 귀화 한국인으로 아프가니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이 파키스탄 주재 대사관보다 상대적으로 국내 입국비자 발급이 쉬운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K씨 등 3명은 동네 친구였던 나씨의 도움으로 국내에 불법으로 입국한 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훈련을 거부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며 난민 지위 신청을 했으며 이중 한 명은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고 한국인 여성과 결혼까지 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파키스탄인이 아프가니스탄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씨와 공모해 K씨 등에게 위조여권을 건네준 현지중개인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과 공조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