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5일 오전 4시23분

골드만삭스가 효성그룹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1200억원 규모의 효성 주식을 대량매매(블록세일)할 때 그룹과 상의 없이 주관사를 맡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석래 회장 일가 지분이 30%를 밑돌면서 지배구조가 불안정해져 여러 가지 문제점에 노출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25일 “효성그룹이 조 전 부사장의 지분 매각을 도운 골드만삭스에 강한 유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분간 골드만삭스와 거래를 하지 말도록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효성이 골드만삭스에 강한 ‘유감’을 갖게 된 것은 이달 초 조 전 부사장이 효성 주식 252만1000주(지분율 7.18%) 중 240만주(6.83%)를 골드만삭스를 통해 팔아 치웠기 때문이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물론 골드만삭스도 그룹과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도 당시 종가보다 6~8% 싸게 책정됐다.

이 때문에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은 27.59%로 낮아졌다. 자칫하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된 셈이다. 이를 막기 위해 헐값으로 매각한 효성 주식을 조 회장의 장남과 삼남이 ‘고가’로 재매입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등 유·무형의 손해를 입게 됐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지분 매각 자문사로서 역할에 충실했을 뿐 잘못이 없다”고 해명했다.

안대규/좌동욱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