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코스피지수가 키프로스 구제금융 합의 소식에 1%대 강세로 마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키프로스 우려 완화로 외국인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1분기 실적시즌을 겨냥한 투자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익 개선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는 IT(정보기술) 중에서도 반도체와 환율 효과가 기대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오전 키프로스가 국제채권단과 구제금융안에 대해 잠정 합의에 성공했고, 이어 유로존 재무장관들도 이 같은 구제금융 조건을 최종 승인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던 키프로스 노이즈가 해소되면서 외국인 매도세 약화 또는 매수 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내달초부터 삼성전자를 필두로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현재 상황에선 실적 시즌을 겨냥한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실적 시즌의 관심 종목군으로 이번달 이후 1분기 이익 모멘텀 강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부품, 미디어 관련주 등을 제시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주의 이익모멘텀 강화현상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 반전이라는 외부 변수와 전방산업의 양호한 펀더멘털 개선 효과에 근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은 1월 평균 1066원에서 2월 1086원, 이달 22일 기준 1101원(월 평균 기준)을 기록하는 등 연초 이후 계단식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3월 이후 현물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이를 반영해 고정 거래가격 상승세도 나타나고 있어 이번 분기뿐만 아니라 2분기 이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디어 관련 종목군은 지상파 및 케이블 TV 등 방송사업자, 드라마·영화 등 방송 콘텐츠, 음악 제작 및 유통 관련 종목군 등에 우선 관심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국내 경기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도 증시에 우호적이다. 정부는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주재로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조만간 발표할 경기활성화 종합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 경제의 하방 위험이 큰 상황인 만큼 경기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정책 조합에 금리도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일본의 엔저 추세가 국내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해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정부가 이날 경제관련 장관회의에서 추가 경정예산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국무회의 심의와 최종적인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지금부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새 정부 초기 대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된다는 사실 자체가 호재가 없는 증시에 단비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완화될 전망이다. 이날 외국인은 1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88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7일 동안 외국인은 매도세를 집중하며 2조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2주 연속 순매도 규모를 키웠지만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결정되면서 위험선호가 다시 강해질 것"이라며 "원화가 달러당 1100원 이상이 되면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 애널리스트는 "FTSE 3월 정기변경에서 지수 산정 방법이 변경돼 삼성전자의 실제 유동비율을 기존의 100%에서 75%로 하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7000억 규모의 매도 압력이 존재했다"면서도 "이런 매물압력은 지난 15일과 18일에 걸쳐 해소됐다"고 추정했다.

그는 "FTSE Emerging Transition Index 내 한국 비중 조절은 매주 4%씩 감소시키기로 계획돼 있지만 지난 20일 FTSE 발표에 따르면 지난 주 Transition Index 내 한국 비중은 전주와 동일했다"며 "이에 따라 지연된 물량이 20일 이후에 출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의 iShares MSCI EM ETF의 설정액이 줄어든 점도 최근 2주간 외국인 매도 집중의 이유라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