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프리카로 파견된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이 따뜻이 대해주었고 봉사활동 내내 제가 배운 것이 더 많았습니다. 기회를 주신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돌아온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3일 경희대에서 열린 2012년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총재 김기웅·이하 평화봉사단) 해단식에서다. 이날 해단식에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겸 평화봉사단 이사장을 비롯해 밀란 크위 싱가포르태권도협회장, 배재석 평화봉사단 부총재, 배성인 평화봉사단 사무총장 등과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봉사단 150여명이 참석했다.

조 이사장은 “여러분이 태권도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첨병”이라며 “특히 싱가포르에서의 선행은 태권도가 단순히 격투기가 아닌 따뜻한 마음이 담긴 무도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단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1월 싱가포르에 파견돼 ‘슬리퍼 선행’으로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던 최대호 씨(22·전주대 태권도학과)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크위 싱가포르태권도협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지난달 싱가포르 시내버스에서 맨발의 할머니에게 자신의 슬리퍼를 벗어줬고, 이 장면을 찍은 사진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싱가포르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줬다.

크위 회장은 “최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한 기업인이 복지시설에 신발 100켤레를 기부했으며, 개인들의 기부도 이어졌다”며 “한국의 젊은 태권도인이 보여준 선행이야말로 진정한 태권도 정신”이라고 말했다.

평화봉사단은 2009년 9월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출범해 지난 5년간 90여개국에 봉사단원 1000여명을 파견했다. 올해부터는 파견사업 외에 세계 태권도 네트워크 강화 및 지도자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