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된 '레이저 김' 첫 발언 "北도발 응징 태세 고도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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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 불구 창군 후 첫 유임 김관진 국방장관
“전형적인 무인(武人)이더라.”
2010년 11월26일 당시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새 국방장관 후보 면접을 마친 뒤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김태영 장관을 경질한 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우리 군에 야성(野性)이 사라졌다. 강한 장관감을 찾아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몇몇 후보들을 면접한 결과 만장일치로 김 장관을 적임자라고 판단해 곧바로 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청와대의 이런 평가대로 김 장관은 2년4개월간 ‘전투형 강군’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군인 정신이 약화됐다. 평시체제가 60년 이상 지속되면서 군 조직이 행정조직처럼 변해버렸다”며 군 기강 다잡기에 적극 나섰다.
김 장관은 22일 유임 결정이 발표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대비태세를 철저히 유지해 가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응징태세를 고도로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강경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는 “북이 도발하면 그 원점과 지휘부까지 10배 응징할 것”이라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북한 응징 의지를 분명히 할 때에는 눈에 힘을 주고 강한 어조로 말해 ‘레이저 김’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때문에 북한은 김 장관을 ‘특등호전광’ ‘역도’ ‘괴뢰패당 우두머리’ 등으로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합동참모본부 군사전략과장과 작전본부장 등을 거쳐 대표적 ‘작전통’으로 꼽힌다. 일선 부대 근무 경험이 풍부해 ‘야전통’으로도 불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은 엄중한 시기에 김 장관의 이런 단호한 대북 태도 등을 높이 샀다”고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야전, 작전통을 내세워 북한 도발 위협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도 담겼다고 그는 말했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국방장관이 유임된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군에선 반기는 분위기다. 김 내정자가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군심이 요동치자 김 장관의 스타일과 비교하는 군인들도 많았다. 김 내정자 측에서 조직적으로 음해하는 세력이 군내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자 인사 태풍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김 장관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찮다. 2015년까지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 이양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김 장관은 각군 참모총장에게 작전지휘권을 부여하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적극적이나 군 안팎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은 이날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김 장관에게 “외교나 민생 모든 부분이 튼튼한 안보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기초를 튼튼히 한다는 책임감으로 열심히 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부인 김연수 씨(60)와 3녀.
△전북 전주(64) △서울고 △육사 28기 △35사단장 △2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3군사령관 △합참의장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