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프로그램 합의 조건부 지원 지속"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를 맞은 키프로스에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합의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ECB는 21일 이메일 보도자료에서 "ECB의 집행이사회는 키프로스에 대한 현재 수준의 긴급유동성지원(ELA)을 25일까지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이어 "25일 이후에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프로그램이 가동돼 재정난에 빠진 은행들의 지급능력을 보증할 수 있을 경우에만 ELA가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LA는 유럽 은행들이 재정난에 봉착할 때 해당 국가의 중앙은행을 통해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 ECB의 비상 지원 시스템이다.

ECB가 키프로스에 ELA 중단 카드를 꺼낸 것은 국제기구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수용하지 않으면 국가 부도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한 것이다.

앞서 지난 19일 키프로스 의회는 자국 정부가 트로이카로부터 100억 유로(약 14조 4천억 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10만 유로 이상의 예금에 최대 9.9%의 일회성 세금을 물려 58억 유로를 마련하기로 한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키프로스 은행들은 지난해 7월 키프로스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후 ECB의 자본재확충 지원이 중단되자 자국 중앙은행으로부터 ELA를 수혈해 지탱해왔다.

ECB는 지난 1월 ELA 융자를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