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은 11월 17일 시행…"중도좌파 재집권 가능성 커"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62·여) 전 대통령이 다음 달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칠레 사회당의 오스발도 안드라데 대표는 바첼레트가 다음 달 13일 중도좌파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당과 기독교민주당, 민주사회당, 급진당 등 4개 정당으로 이뤄진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은 바첼레트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상태다.

콘세르타시온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이 붕괴한 이후 20년간 집권했다.

그러나 2010년 1월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우파연합 후보로 나선 세바스티안 피녜라 현 대통령에게 패해 정권을 넘겨줬다.

바첼레트는 지난 15일 유엔 여성기구(UN Women)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바첼레트는 오는 31일 이전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첼레트는 피노체트 정권에서 반정부 투쟁을 하다 체포돼 고문을 받았으며, 외국에서 망명생활도 했다.

독재정권이 종식되고 나서 들어선 리카르도 라고스 전 대통령 정부(2000∼2006년)에서 보건장관과 국방장관을 역임했다.

바첼레트는 2005년 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를 통과했고, 이듬해 1월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칠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등장했다.

바첼레트는 집권 기간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퇴임 당시 87%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나서 유엔 여성기구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지난 1월 칠레 공공연구센터(CEP)의 여론조사에서 바첼레트는 49%의 지지를 얻어 재집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 집권세력인 보수우파연합에서는 독립민주당(UDI)의 지지를 받는 라우렌세 골보른 전 공공건설부 장관과 국가개혁당(RN) 소속 안드레스 알라만드 국방장관이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골보른 장관은 2010년 지하 갱도에 갇힌 33명의 광부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CEP 조사에서 바첼레트에 이어 11%의 지지율을 얻었다.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안팎에 머물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좌파의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