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황제 시절 정화제독 아프리카 동부 탐사 입증 사료

미국 시카고 연구팀이 600년 전 사용된 중국 희귀 동전을 아프리카 케냐의 한 섬에서 발견, 관심을 모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시카고 자연사 박물관 '필드뮤지엄'은 전날 "아프리카 케냐의 만다 섬에서 600년 전 주조된 중국 동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탐사는 필드뮤지엄 채퍼루카 쿠심바 박사와 일리노이대학-시카고(UIC) 슬론 윌리엄스 박사가 공동 주도했다.

탐사팀은 "이 동전은 유럽의 탐험가들이 아프리카에 도착하기 이전 이미 중국과 동아프리카 사이에 교역이 있었음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동전은 구리와 은으로 만들어졌다.

한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있어 끈을 꿰서 허리띠에 찰 수 있다.

탐사팀은 "동전 위에 중국 명왕조 3대 황제인 영락제의 연호가 쓰여 있다"며 이 동전이 그의 통치기간인 1403년부터 1424년 사이 주조된 것으로 추정했다.

필드뮤지엄 아프리카 인류학 큐레이터인 쿠심바 박사는 "중국 최초의 성문 자금성을 건설한 영락제는 정화 제독에게 인도양 부근 대원정을 지시한 인물"이라며 "정화 제독은 여러가지 면에서 중국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같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동전은 궁극적으로 정화 제독이 케냐까지 갔었음을 증명할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다섬은 케냐의 북쪽 해안 인근에 있다.

서기 1430년경부터 사람이 살지 않고 방치됐지만 그 이전까지 약 1천200여년에 걸쳐 진보된 문명이 자리했었다고 필드뮤지엄 측은 전했다.

이번 탐사에는 케냐와 미국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학자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동전 주조 시기보다 앞선 시대의 인체 유골과 다른 유물들도 함께 발견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