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14일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국무위원 후보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과 민주통합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이날 오후 현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를 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나 의원은 적격·부적격 의견을 모두 담아 보고서를 채택하자고 주장했으나 김 의원은 현 후보자가 경제수장으로서의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며 반대했다. 나 의원은 “새누리당은 현 후보자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으나 야당이 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현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현 후보자의 도덕성과 리더십을 문제삼으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현 내정자의 증여세 포탈, 자녀 국적세탁 의혹 등을 거론한 뒤 “현 후보자는 가정경제를 살피는 능력은 인정할 만하지만 국가경제를 이끌어갈 능력을 보여줬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 후보자는 “제 능력이 정말 부치면 그때 국민을 위한 길이 무언지 판단하겠다”며 “우리 경제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제 한 몸을 던져보겠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