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글로벌 연계청산 시스템 도입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거래소는 지난달 27일 싱가포르거래소(SGX)와 장외파생상품 연계청산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MOU 체결로 일반 금융기관은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추가적인 수수료 부담 없이 장외파생상품의 역외거래 관련 청산을 할 수 있다. 금융기관은 청산 비용 절감 효과를 얻고 KRX는 국내 중앙청산소(CCP) 수요를 맡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해외 거래소들과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CCP 연계청산은 국내외 금융회사이 동일한 CCP를 이용해야 하는 단독청산과 달리 해외 금융기관은 해외 CCP를, 국내 금융기관은 KRX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국내 금융기관인 A은행이 해외 금융기관인 B은행과 장외파생상품의 역외거래(Cross-border trades)를 할 경우, 국내외 금융기관은 각각 자국의 CCP를 이용해 청산하고 결제금액은 자국의 CCP를 통해서 수수하는 것이다.

본계약 체결과 시스템 개발에 앞서 거래소와 SGX는 먼저 '워킹그룹'(실무평가단)을 구성해 연계청산의 타당성 조사(Feasibility Study)를 진행할 예정이다.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연계청산 방안을 마련하고 양국의 감독기관과 세부 규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연계청산 방안 마련 시 공동으로 개발한 성과물은 '지적재산권'을 인정돼 양사의 공동 재산으로 취급된다.

김원대 거래소 파생상품본부 상무는 "양국의 법규 등에 맞춘 실제 실행안 마련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실제 시스템이 가동되면 파생상품 매매 측면 뿐 아니라 청산 시스템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GX는 2010년 11월 아시아 최초로 장외파생상품 청산서비스를 시작, 현재 이자율 스와프(IRS)와 7개 아시아 통화 차액결제선물환(NDF), 해운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한 청산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