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부 제품의 빵값을 인상했던 SPC그룹 계열 삼립식품이 가격을 올린 지 보름 만에 가격 인상을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식품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삼립식품은 지난달 15일과 21일 종전보다 7.7~12.5% 인상해 적용했던 빵 66종의 가격을 종전 가격으로 다시 인하했다고 5일 발표했다. 삼립식품은 ‘초코롤케익’ ‘48시간 밀크요팡’ 등 800원짜리 빵 54종은 100원, ‘행복가득 꿀카스테라’ ‘행복가득 밤맛만쥬’ 등 2600원짜리 12종은 200원씩 각각 가격을 올려 팔았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당초 “장기간 적자가 누적된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을 생산원가에 맞게 합리화한 것”이라며 “식빵이나 크림빵처럼 서민 생활과 밀접한 제품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철회하기로 했다”며 기존 결정을 번복했다. 이에 따라 10%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던 커피·패스트푸드 전문점 납품 식자재 빵 공급가도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삼립식품이 가격 인상을 철회한 데는 ‘제품 리뉴얼을 핑계로 빵값을 인상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립식품은 제품값을 올리면서 중량과 내용물에는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제품명과 포장만 일부 바꿔 새 상품처럼 공급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한편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파리바게뜨 베이커리 빵의 가격과 관련, SPC그룹 측은 “파리바게뜨 가격은 현재로선 인상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가격 인상을 검토했으나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무기한 보류했다.

임현우/송종현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