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열린 취임식의 콘셉트와 구체적인 일정을 직접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취임식 직후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희망 복주머니 행사’와 한복을 입는 것은 박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김진선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겼고, 특히 희망 복주머니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박 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광화문광장에서 대형 오방색 복주머니를 연 뒤 복주머니 안에 있던 ‘희망이 열리는 나무’에 걸린 365개의 작은 복주머니에서 국민들이 보낸 메시지를 꺼내 읽는 행사를 가졌다.

경청과 한국 전통문화 홍보라는 취임식 콘셉트도 박 대통령이 직접 정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취임준비위 회의에서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게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준비위는 경청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취임식 전날 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시민들의 메시지를 담은 ‘희망 달집’을 공개했고, 취임식장에는 메시지를 붙일 수 있는 ‘희망꽂이’를 설치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전통문화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25일 두 차례나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도 중요한 행사에는 한복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25일과 26일 이틀간 27명의 해외 정상 및 외교사절과 만났는데, 이들 중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를 비롯해 10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변인은 “각국 최고위직 여성들이 많이 온 것은 역대 대통령 취임식 때와는 크게 다른 점”이라며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해당 국가에서 여성 대통령을 위해 예우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