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27일. 대한항공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를 내며 이런 문구를 썼다. ‘스타보다 팀이 우선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세계 최대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때였다. 대한항공은 자사가 속한 동맹체 ‘스카이팀’을 팀플레이에 비유해 우회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겨냥했다. 두 회사의 신경전 속에서 스타얼라이언스는 화제가 됐다.

그로부터 꼭 10년 뒤. 아시아나항공은 27일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10주년 축하행사를 연다. 마크 슈워브 스타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이 행사를 위해 방한한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사진)은 “회원사로 가입하자마자 2003년 매출 3조원을 넘었고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동맹체 효과를 자평했다. 한 예로 일본 하네다와 터키 이스탄불 노선의 슬롯(slot) 배정을 들었다. 슬롯은 특정 항공편이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허가받은 시간대다.

그는 “항공기 편성시간이 30분만 달라져도 손익이 수백억원씩 차이가 나는데 회원사의 도움으로 출발시간을 앞당겨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일본 전일본항공(ANA)도 우리를 5년간 벤치마킹하고 갈 정도로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며 “28개 회원사 중에서도 최고 항공사인 스타가 되겠다”고 했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매출 목표는 10년 전의 두 배인 6조3000억원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항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대한항공이 단독 취항하던 곳인데, 이미 운항해온 하바로프스크와 연결하면 경쟁력이 있다”며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름 성수기에는 미국 비자 면제로 관광객이 급증한 시카고 노선을 주 4회에서 7회로 증편한다. 오는 7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발리에 신규 취항하고 장기적으로 몽골 시장도 개척하기로 했다.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여객 부문은 해외 여행객 증가로 개선되겠지만 경기 침체로 물류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작년 화물 부문 실적이 3% 줄었는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대한항공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른 얼라이언스 소속이더라도 윈-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말레이시아, 필리핀도 인천을 공략하고 있죠. LCC 비중이 45%인 미국이나 유럽처럼 동북아시아도 LCC가 더 성장할 겁니다. 항공 자유화에 대비해 올해는 3~4시간 이상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겠습니다.”

■ 스타얼라이언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97년 5월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에어라인, 타이항공 등 5개 항공사가 모여 결성했다. 현재 27개 항공사를 회원사로 둔 세계 최대 규모 항공 동맹체로 성장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